하루에 두 번 마트에 가는 어르신이 있습니다. 두 번 장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두 번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장보기는 핑계입니다. 계산대에서의 2분이 진짜 이유입니다.
오랫동안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네덜란드는 보았습니다. 그리고 외면하는 대신, 조금 다른 계산대를 만들었습니다.
1 수다 계산대는 귀여운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공공 정책입니다.
2019년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블레이먼에서 슈퍼마켓 체인 점보(Jumbo)가 특이한 계산대를 열었습니다. 더 빠른 계산대가 아니었습니다. 더 느린 계산대였습니다. 일부러.
이름은 클레츠카사(Kletskassa). 네덜란드어로 ‘klets’는 수다, ‘kassa’는 계산대입니다. 수다 계산대. 계산원에게 평소와 정반대를 요청하는 자리입니다. 서두르지 말 것, 대화할 것, 필요한 분께는 시간을 들일 것.
효과가 있었습니다. 70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진 가족 기업 점보는 이를 전국 약 200개 매장으로, 그리고 벨기에의 일부 매장으로 넓혔습니다.
그리고 여기, 거의 아무도 말하지 않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저 멋진 마케팅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점보는 네덜란드 보건복지체육부가 이끄는 외로움 대응 국가 연합 ‘Eén tegen eenzaamheid(외로움에 맞서는 하나)’의 일원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75세 이상 어르신의 절반 이상이 자주 외롭다고 말합니다. 나라는 그것을 모두의 문제, 길모퉁이 마트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결정했습니다.
2 느린 계산대가 수많은 앱보다 잘 통하는 이유
수다 계산대가 무엇을 잘하는지 보세요. 거의 모든 기술 솔루션이 잘못하는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이미 있는 곳에 있습니다. 아무것도 내려받을 필요도, 새 기기 사용법을 배울 필요도, 일상을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어르신은 원래 마트에 가셨습니다. 다만 이제 그곳에서 누군가 말을 건넬 뿐입니다.
낙인이 없습니다. ‘외로운 사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그저 계산대 하나일 뿐입니다. 이쪽을 고를지, 빠른 쪽을 고를지는 내가 정합니다.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입니다. 듣는 척하는 화면이 아닙니다. 눈과 시간과 미소로 진짜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점보는 계산원이 손님의 외로움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도록 안내서까지 만들었습니다. 계산대는 안테나가 되었습니다. 가장 작은 행동, 계산하는 일이 가장 큰 일, 누군가를 바라보는 일로 바뀌었습니다.
3 영국은 마트 없이 합니다. 동행을 처방합니다.
해협을 건너면 다르지만 같은 생각에서 나온 또 다른 답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동네 의사가 동행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이라고 부릅니다. 동네 실험이 아니라 공공 보건 체계인 NHS 장기 계획의 일부이며, 전국에서 3,600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이 일을 합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동네 의원 방문 다섯 번 중 한 번은 의학적 원인이 없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뒤에는 외로움, 고립, 돈이나 주거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알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의사가 이를 알아차리면 약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링크 워커(link worker)’에게 연결해 줍니다. 함께 앉아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필요한 것과 이어 주는 사람입니다. 걷기 모임, 그림 교실, 공동체 텃밭, 치매가 있는 분들을 위한 합창단, 동행 서비스.
의학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곁에서 함께합니다. 그리고 시스템이 때로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혼자인 것도 병이 되며, 가장 좋은 처방은 흔히 또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4 거의 모든 나라가 이미 전화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허점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외로움 앞에서 가만히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거의 모든 부유한 나라가 같은 일을 했습니다. 전화를 놓은 것입니다.
안달루시아에는 2025년 6월부터 어르신의 원치 않는 외로움을 위한 전화 900 100 300이 있습니다. 영국에는 에이지 UK의 실버 라인(The Silver Line)이 무료로 24시간 운영됩니다. 독일에는 질버네츠의 질버텔레폰(Silbertelefon), 이탈리아에는 2002년부터 운영된 필로 다르젠토(Filo d'Argento), 프랑스에는 프티 프레르 데 포브르(Petits Frères des Pauvres)의 경청 전화가 있습니다. 좋은 서비스이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진단도 옳습니다. 어르신의 외로움에는 전화 속 목소리로 맞서야 한다는 것.
하지만 모두 같은 허점을 공유합니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입니다. 사후 대응형입니다. 어르신이 전화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측정한 곳에서는 숫자가 분명히 말합니다. 안달루시아에서는 전화 열 통 중 아홉 통을 외로움을 느끼는 당사자가 직접 겁니다. 전화는 거기 켜져 있지만, 가장 외로운 분, 서서히 빛을 잃어 가는, 아무것도 청하지 않는, 폐를 끼치지 않는 그 할머니는 결코 수화기를 들지 않습니다.
조금 더 나은 형태도 있습니다. 자원봉사자가 먼저 전화하는 방식입니다. 독일과 영국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전화해 주는 전화 친구를 연결해 줍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 손에 달려 있고, 그 손은 모두에게 닿지 못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매일이 아니며, 몇몇은 모두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그물에는 어디에나 같은 구멍이 있습니다. 더 이상 전화하지 않는 사람에게 매일 전화하는 이가 없다는 것.
ANA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전화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겁니다. 매일. 도움이 필요한 분께, 더는 청할 줄 모르시더라도. 그것이 기다리는 전화와 찾아가는 목소리의 차이입니다.
5 담배처럼 측정합니다. 그런데도 처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 우리를 부끄럽게 해야 할 모순이 있습니다.
2023년 5월, 미국 공중보건위생국장은 역학자 줄리앤 홀트룬스타드의 연구를 근거로 분명히 말했습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은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생명을 위협한다고. 몇 달 뒤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을 세계 공중보건의 위협으로 선언하고 모두의 의제로 올렸습니다.
천천히 읽어 보세요. 담배 15개비. 하루에.
담배에 맞서서는 캠페인과 법, 세금, 담뱃갑 경고 문구, 금연 구역을 만들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나라 전체를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관들이 똑같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에 맞서서는? 보고서 하나. 전략 하나. 관측소 하나. 서류뿐입니다.
그 데이터를 정말 믿는다면, 동행 처방은 이미 존재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전화 너머의 목소리가 없지 않도록 진지하게 무언가를 이미 만들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6 그동안
저희는 시스템이 반응하기를 기다리고만 있지 않으려고 CuidadIA를 세웠습니다.
아무도 전화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며 배운 것이 있다면 이것입니다. 외로움은 기술로 낫지 않습니다. 곁에 있음으로 낫습니다. 수다 계산대는 기술이 아닙니다. 사회적 처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을 작동하게 하는 것은 한 사람을 다른 사람 앞에, 그분이 이미 있던 자리와 순간에, 아무것도 바꾸라고 하지 않고 데려다 놓는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저희가 ANA를 만든 철학입니다.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이 아니라, 앱도 기기도 없이 평소 쓰시던 전화로 걸려 오는 매일의 전화. 곁에 있고, 귀 기울이고, 무언가 달라지면 가족에게 알리는 전화. 다른 사람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이어 주는 다리.
그리고 분명히 하겠습니다. ANA는 필요한 공공 정책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앞당길 뿐입니다. 언젠가 의사가 오늘 운동을 처방하듯 동행을 처방할 수 있기를. 담배 15개비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에 걸맞은 무언가가 진지하게 만들어지기를. 그날이 올 때까지 누군가는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저희는 이미 걸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그것을 마트 계산대에서 깨달았습니다. 유럽의 절반은 전화로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계산대도 전화도 당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남은 한 걸음은 기다리지 않는 것, 더 이상 전화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입니다.